논문을 쓰고 있거나, 아니면 논문을 써야 하는 분들은 아마 다양하겠지만 일반적으로 대학생, 대학원생(석사, 박사), 대학원을 졸업 후 대학교수를 준비하는 분들, 연구과제를 받은 교수님, 연구실 소속 연구원, 그리고 기업 그외 기타 등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쉬운 일이라 수백편에 달하는 논문실적이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대학이나 대학원 졸업논문 한편을 쓰기위해 전전긍긍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논문을 많이 쓰는 연구자들에게 논문이란
'스토리가 담긴 연구 일지'
아래 표는 '척추측만증' 을 주제로 연구를 하고 SCIE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 저자로 이름을 올린 연구자 중 연구수가 많은 분들 부터 내림차순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표와 같이 세계적인 연구자들은 하나의 키워드 임에도 불구하고 SCIE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만 보통 수백편이 됩니다. 다른 곳에 투고하거나 다른 키워드로 발표한 연구까지 포함하면 정말 어마어마 하게 논문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정말 인가? 가능한가?
왜 누군가에게는 한편 쓰는 것도 너무 힘든 일이 누군가에게는 수백편도 척척 써낼 수 있는 일일까요?
물론 연구에 대한 열정과 부지런함 그리고 개인의 역량이 크게 작용 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는 논문을 적는 방법들에 익숙한가 하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종종 저는 저희 딸에게 레고를 사주곤 하는데, 초등학생이 되니 설명서를 보며 순서대로 척척 만들어 내더군요. 아마 설명서가 없다면 이리 맞춰보고 저리 맞춰보며 완성품을 만드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완성품이 정확히 만들어 졌는지도 잘 알 수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논문도 분명한 '설명서' 가 있습니다.
논문을 쓰는 설명서가 바로 '연구방법론' 이겠죠?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연구방법론 수업을 들어보셨다면 어떤 내용이 기억에 남아 있는지 한번 떠올려 봅시다.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스터디를 진행해 보면 연구방법론 수업이 기억이 잘 안난다고 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건 수업의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당장 논문을 써야하는 시기가 아닐때(주로 대학원 초창기에) 배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정작 졸업이 다가와 논문을 써야할 시기에는 그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것이 였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설명서를 다시 펼처보면 됩니다.
차근차근 설명서를 펼쳐 드리겠습니다.
최악의 경우는 피하자 - 논문 심사자들이 이야기 하는 나쁜 연구
저도 종종 학회에서 논문 심사를 하곤 합니다. 저는 연구의 타당성, 신뢰성, 분석방법, 연구의 해석 등을 중점적으로 봅니다. 하지만 논문을 펼쳤을 때 요약본 다음으로 제일 먼저 읽는 서론에서 어떠한 스토리도 보이지 않는다면 내용이 좋아서 게재가 가능하더라도 '좋은 재료를 가지고 잘 못쓴 논문' 처럼 느껴집니다.
재미 있는 점은, 약 20년 전 대학시절 연구방법론을 알려주시던 교수님 또한 스토리를 담으라는 이야기는 생략한 채, 많은 참고 문헌들을 찾아서 그 중에 연구와 관련된 좋은 문장(?) 들을 모으고 모아 조각 모으듯 논문을 쓰라고 가르쳐 주셨었습니다. 그렇게 글을 쓰다 보면 정작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니라 마구잡이로 좋은 재료(?)를 넣은 것 같은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글이 되었고 어디서 부터 고쳐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더군요. 연구자 마다 어투가 다 다르고 글쓰는 습관이 다른데 다양한 연구자의 글들을 짜집기 했으니 당연히 이상해 질 수 밖에 없었죠. 심지어 이제는 그렇게 쓰여진 논문은 '재인용' 으로 보고 표절심사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수고스럽지만, 결과물도 나쁜, 표절에도 자유롭지 못한 방법을 왜 쓸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대학원생들을 만나보면 아직도 그 '나쁜방법'을 사용해 힘들게 논문을 쓰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논문은 여러사람의 글을 짜집기 하는 과정도 아니고, 문학작품을 쓰는 과정도 아닙니다.
하나의 큰 연구 스토리를 갖는 논리적인 글쓰기 입니다.
- 논문을 쓰기에 앞서
본인이 실험하고자 하는 주제는 분명 어떤 내용을 밝히는 과정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먼저 본인이 궁금해 하는 그 질문은 과연 중요한 내용인지, 그리고 해답을 얻을 수 있는지(예상되는 결과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지) 한번 생각 해 봅시다.
그리고 하고자 하는 그 실험은 실현 가능한 것이지 꼭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내가 하고싶은 실험은 이미 있거나 실험이 불가능 하더라..
네 맞습니다. 하지만 이미 진행된 실험이라도 설계를 변형해서 다른 의미를 찾거나 대상자를 바꾸어 또다른 결과를 비교 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대단한 이치를 밝혀 내려고 하기 보단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재료들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생각하십시오.
아무것도 없이 집부터 짓는 것이 아니라 재료를 구하기 위한 도구를 만들고, 도구가 만들어지면 재료를 구하고, 재료를 이용해 짓는 방법을 만들고 재료를 쉽게 옮기는 방법을 연구하고 ......................... 이렇게 하나하나가 다 연구 과정이라고 생각 하셔야 합니다.
오늘 이야기의 결론 한마디
남의 글을 짜집기 하지 말고
설명서(연구방법론)를 찬찬히 보며
본인의 연구 과정과 결과를 훌륭한 스토리로 만들어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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